[RedDotHankukhwa]_문화일보_韓紙에 스며든 현대미술 > Press

홈으로
본문 바로가기


Press

[RedDotHankukhwa]_문화일보_韓紙에 스며든 현대미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5-25 12:51

본문

 

logo_section_munhwa_kr.giflogo_culture.gif

print_menubar_left.gif
  기사 게재 일자 : 2017년 05월 24일 print_ok.gifprint_close.gif
print_menubar_right.gif

韓紙에 스며든 현대미술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2017052401032527097001_b.jpg
20170524010325270970011_b.jpg
sp.gif
현대적 감성을 물씬 풍기는 21세기 한국화. 맨 위 작품은 신하순의 ‘동해를 바라보다’(63×94㎝)로 수묵화이며, 아래 왼쪽 작품은 최익진의 ‘낙원도’(42×60㎝)인데 작품 하단은 목판이다. 오른쪽 작품은 임만혁의 ‘부부’(61×29㎝)이며 한지에 그린 목탄채색화다.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 제공

- ‘레드닷 한국화전’

광목천 위 팝아트같은 콜라주
채색으로 한지에 현대인 초상
현대 조형어법으로 그린 수묵

11명 한국화가 35작품 전시
전통-현대 넘나들며 지평 넓혀


아직도 많은 사람이 한국화하면 족자나 병풍에 그려져 있는 전통 수묵화나 산수화를 떠올린다. 그러나 서울 종로구 북촌로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의 ‘레드닷 한국화’전을 찾아가면 선입견은 여지없이 깨진다.

현대적인 미감으로 무장한 그림들은 ‘팝아트’를 방불케 한다. 다양한 재료 및 표현기법을 사용해 ‘한국화답지 않은 정경’을 보여주고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지나 광목, 나무판 위에 한국화 작가들이 그린 한국화라는 점이다. 한국화 특유의 여백의 미도 여전히 살아 있다.

사실 서양화가들이 한지에 그림을 그리고, 한국화 작가들이 지필묵 대신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등 한국화와 서양화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부터다. 그럼에도 6월 15일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가 눈길을 끄는 것은 11명의 참여 작가가 모두 대학에서 한국화 교수로 재직 중이거나 후학들을 현장에서 가르치고 있어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찬규(인천대 조형예술학), 나형민(경희대 한국화), 서은애(이화여대 동양화), 신하순(서울대 동양화), 양대원(성균관대 미술학), 이길우(중앙대 한국화), 이세정(상명대 조형예술학), 임만혁, 임택(덕성여대 동양화), 장현재(대전대 현대조형학), 최익진(성균관대 미술학) 등 이렇게 11명의 컨템포러리 한국화 작가들은 모두 35점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 선보였다. 전시명 ‘레드닷’은 갤러리에서 그림이 컬렉터에게 팔렸을 때 붙이는 ‘빨간 딱지’를 이른다.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과연 우리 시대의 ‘한국화’ 정의는 반드시 다시 내려져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고찬규 작가는 채색으로 한지 위에 여백을 살린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놓고 있다. 나형민 작가는 한지 위에 채색으로 보름달 등을 그려 지평 너머의 희망찬 기운을 담아내고 있다. 서은애 작가는 종이에 채색으로 자신의 초상을 우울하게 그렸다.

신하순 작가는 장지에 수묵으로 산수화 느낌의 그림을 그렸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정경이다. 양대원 작가는 광목천 위에 한지를 붙여 작품을 만들었지만 도안, 작도, 그래픽을 연상케 한다. 또 이길우 작가는 종이에 콜라주를 하거나 색을 입혀 팝아트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세정 작가는 지필묵을 사용하되 현대적 감각의 형상을 그려내며, 임만혁 작가는 목탄의 날카로운 느낌으로 현대인들의 감성을 잡아낸다. 임택 작가는 사진의 잉크젯프린터와 회화를 결합하고 있다. 그리고 장현재 작가는 전통적인 수묵산수화에 현대적인 조형어법을 동원하고 있으며, 최익진 작가는 나무판과 함께 석회와 목탄, 염료, 호분 작업 등을 통해 단색화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최은주 나무 갤러리 대표는 “전통적인 수묵산수화에 현대적인 조형어법을 도입한 것은 수묵산수의 세계를 자신만의 감각,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며 “이로 인해 전통적인 미, 즉 수묵산수화의 전통이 훼손당했다고는 할 수 없고, 오히려 전통에 갇혀 있는 수묵산수를 보다 넓은 조형의 세계로 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02-745-2207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